Writing

On 2020 as student

On 2020 as student
첫 회고

사실 작년 이맘때부터 회고를 써야겠다 고민을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 결국 올해 끝이 되어서야 회고를 쓰게 되었다.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까 고민을 하다가
올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큰 부담 없이 2020년에 한 일을 돌아보려 한다.

첫 글에는 대학교 3학년으로의 2020년,
두 번째 글은 2년 차 딥러닝 리서처로의 2020년에 관해 쓸 것이다.

[대학교 3학년의 2020] 현재 글
[딥러닝 리서처의 2020] On 2020 as researcher

 

신종코로나 COVID-19

2020년 하면 당연히 코로나를 빼놓을 수 없는 거 같다.

19년 12월 말, 중국 우한에서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성 집단 폐렴이 발생했다.
이후 이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라고 명명되었고 전 세계를 팬데믹에 몰아넣는다.

당장 백신은 없고, 사망하는 사람은 생기고, 전염성마저 강하니
거리 두기와 마스크는 생활화되어 갔다.

문제는 당장 내일 출근할 때 쓸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마스크의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했고, 사재기도 있었을 테지만,
직장 동료분이 막 급하게 “지금 ! 쿠팡 열렸어요 !” 하면 대기하다 알트탭 쳐서 마스크 사는 일도 있었다.

마스크를 구하는 것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평소 황사 철 아니면 쓰지도 않던 마스크를 근무 내내 끼고 있으니
피부가 버티질 못해 트러블이 생기고,
마스크 쓰고 출퇴근을 하면 숨이 가빠 평소보다 더 힘든 기분이었다.

(그래도 마스크 열심히 쓰고 다녔음)

(그래도 마스크 열심히 쓰고 다녔음)

사회적 거리 두기는 그래도 할만했다.
어차피 책상에서 멀리 가는 성격도 아니고,
원래도 집에서 잘 안 나갔는데 합법적으로 집에 있는 기분이었다.

이런 생활이 1년간 이어지다 보니,
이젠 지각할 거 같으면 마스크 쓰고도 역에서 회사까지 뛰어가고 그런다.
오히려 밖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이런 사람도 많이 줄어든 거 같고,
중국발 황사도 줄어 봄철 피부염도 거의 없었다.
자택 근무도 너무 적응해버린 거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이제 백신도 나왔고, 슬슬 줄어들 때가 된 거 같아 다행이다.
빨리 줄어들어서 맘 놓고 놀러 다니고 싶다.

 

3학년 학교 생활

올해 한 가장 큰 실수는 역시 학교랑 회사랑 같이 다닌 거 같다.

코로나라 자택 근무까지 하니까, 퇴근 시간 아끼는 만큼이라도 공부할 거 같았는데,
막상 시험 기간 아니면 잘 안 하게 되더라.
뭔가 한 가지에 집중한 것도 아니고, 이것저것 얕게 보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시험 기간이나, 회사 스퍼트 기간에는 한쪽에 집중하려 노력한 거 같다.
시험 기간에는 9시-6시 칼퇴근하고 남는 시간에 시험공부 하고,
스퍼트 때는 자기 전에 실험 결과 확인하고 추가 실험 기획해 놓기도 했다.

뭔가 나이 대비 빠르게 경력이나 졸업을 당기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내가 어떤 것에 숙련할 수 있는가를 보면 썩 좋은 선택은 아닌 거 같다.

(500페이지 정도 분량 써가면서 공부함 그래도 ㅠ)

(500페이지 정도 분량 써가면서 공부함 그래도 ㅠ)

컴공 3대장 - 컴퓨터구조론, 운영체제, 컴파일러

개인적으로 컴공 3대장이 있다면 컴구, 운체, 컴파일러 3개이지 않을까 싶다.
이 중 운영체제와 컴파일러 과목을 각각 3-1, 3-2에 듣게 되었다.

2학년 2학기에 C로 DB를 만드는 수업이 있었고,
이때 워낙 고생을 많이 했던 터라
같은 교수님이 운영체제를 맡으셨을 때는 고민을 좀 했던 것 같다.

교수님은 정말 좋은 분이셨기에,
적당히 수업 들으면서 과목별 투자 시간에 대한 가성비 싸움을 할지,
아님 운체에 올인을 하고 다른 과목의 시간을 나눌지,
아니면 다른 교수님 강의를 들을지 고민했다.

결국 수업을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전자를 골랐고,
그거랑 별개로 그냥 기한이 있는 줄 몰랐던 과제 OT 7개를 놓쳐서 성적은 반 토막 났다..ㅎ

과제는 xv6에 MLFQ 기반의 CPU Scheduler, Thread 기능 추가, Filesystem 최대 크기 확장 등이 있었다.
이 중 MLFQ, Thread 정도를 선택과 집중했고, 성적과 별개로 만족스러운 수업이었다.

컴파일러 역시 정말 좋은 교수님이 수업을 여셨고,
운체와 달리 과제가 많은 교수님은 아니셨기에,
과제 공지가 올라오면 하루 날 잡고 완성했던 것 같다.

실제로 loucomp tiny C를 시작으로 컴파일러를 재구성하는 수업이었고,
언어 스펙에 따라 파싱을 위한 state machine을 구성하고, 타입을 체크하는 루틴을 추가하였다.

[OS]: github HYU-ELE3021
[Compiler]: github HYU-ELE4029

수학과 부전

드디어 꿈꿔오던 수학과 수업을 정식으로 듣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수틀리면 컴퓨터 전공 때려치우고 수학과 가겠다고 담임 선생님한테 투정을 부렸었는데,
결국 돌고 돌아 컴퓨터 전공에 부전공을 수학으로 잡게 되었다.

문제는 학교 정책상 부전공으로 이수해야 하는 과목 수가 정해져 있는데,
수학과는 학년당 3과목 정도가 책 한 권을 1년 동안 배우다 보니 (선대1, 선대2 등)
졸업을 위해서 무조건 들어야 하는 과목들이 몇 개 있다.

그중 하나가 선형대수였는데,
나는 심지어 공대에서도 선형대수를 들어 총 3학기의 선형대수를 듣게 되었다.
(1학년 2학기, 3학년 1,2학기)

물론 조금 다르긴 하지만,
수강한 교수님 특성상 응용 파트가 많다 보니 실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대수를 많이 못 다뤄 아쉬웠다.

그리고 또 하나는 해석학이었다.
일전에 해석학 공부하겠다고 혼자 책을 사 와서 폈는데,
첫 장부터 문제를 못 풀어 접었던 기억이 있다.

실은 이것 때문에 더욱 수학과 부전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교수님이 증명 팁을 알려주시는 그런 건 없었고
그냥 연습 문제 풀다 보니 되더라 ! 가 정답인 거 같다.

주변의 권유로 4학년 과목인 확률론도 들었다.
선이수 과목인 실해석학을 안 듣고 온 사람이 나 말고도 더 있어서,
수업 초반부는 그 설명으로 시간을 좀 쓴 것 같다.

아무래도 딥러닝, 머신러닝 하면서 확률을 다루는 사람이다 보니,
그 기저에는 어떤 정의와 연역으로 구성되었을지에 대한 기대가 좀 있었다.
나는 딥러닝에서도 음성 응용을 다루다 보니,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 보다는,
학술적으로 이러한 의미와 가치가 있었구나에 대해 새로 알게 된게 컸다.

그렇게 해서 3학년에 선형대수, 해석학, 확률론 3개 과목을 들었고,
2학기 해석학 확률론 성적이 1학기에 비해 반토막 난 걸 보니 눈물이 찔끔 났다.

나름 올인했었는데..
그래서 난 대수가 더 좋다.

 

여행

올해 코로나로 여행도 잘 못 다녔다.
그러다 보니 무슨 일이 있지 않고서야 멀리 갈 엄두도 못 냈던 거 같다.

부산 친구 군대 보내기

3학년쯤 되니 친구들이 다 군대에 갔다.
남아 있는 친구들이 손에 꼽을 정도이다.

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경남 출신 친구들이 많았고,
군대 간다고 휴학한 친구 만나러 부산에 당일치기로 놀러 갔었다.

부산에 도착했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던 게
4월 당시 부산 확진자 수는 굉장히 적었고,
마스크를 쓰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여행객인가 ? 싶을 정도였다.

가서 텐동도 먹고, 장어덮밥도 먹고, 바닷가도 걸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었다.

(텐동 맛있엉)

(텐동 맛있엉)

호캉스 - 시그니엘 서울

여름이 되었고, 연차는 썼고, 뭐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코로나라 돌아다니거나 멀리 가는 건 힘들 거 같아서,
간단히 호캉스나 1박 2일 다녀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곳저곳 알아보다가 자본주의를 좀 느껴보잔 생각에
롯데 시그니엘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100층 가볼 일이 얼마나 있겠어~ 라는 생각으로 객실을 예약했다.

(사진이 몇장 없음 ㅠ)

(사진이 몇장 없음 ㅠ)

호텔에 도착해서 100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를 처음 타봤다.
중간에 멈추는 구간은 몇 개 없었고,
부우우웅 하고 올라가더니 귀가 먹먹했다.

도착해서는 라운지에서 샴페인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중간에 수영장도 갔는데, 초등학생 이후 수영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게 되려나 ? 싶다가도
몸은 기억한다고 그새 또 막 돌아다니고 있는 게 신기했다.

저녁은 룸서비스를 시켜 먹었고, 조식은 뷔페를 가서 먹었다.

(진짜 후회 안할만큼 맛있었음)

(진짜 후회 안할만큼 맛있었음)

함께 사 온 와인이랑 룸서비스로 시킨 스테이크, 파스타 모두 잘 어울렸다.
조식 뷔페는 샐러드, 빵, 육류 3가지 정도로 구성된 파트가 있었고,
뭐 하나 빠짐없이 깔끔했다.

잘 먹고, 잘 놀다 집에 돌아오니
이래서 호캉스, 호캉스 하는구나 싶었다.

 

운전면허

드디어 운전면허를 땄다.

작년 말부터 딸거다 딸거다, 말만 하다가,
이번 11월에 드디어 운전 연습 학원을 등록했다.

10시간 강습, 거의 80만원 가까운 등록금에, 시험은 때마다 5만원씩 내야 하니
한 번에 합격해도 거진 100만 원 가까이 쓰게 된다.

정말 한 번에 붙어야겠다는 일념으로 연습 열심히 했다.

기능 때는 노란선 한 번 밟고 컷트라인에 걸쳐서 한 번에 붙고,
주행 때는 합격 했는데 점수를 안 알려줘서 뭘 실수했을지는 잘 모르겠다.

면허가 발급되고,
가족이랑 같이 연습 삼아 운전을 좀 하고 돌아다녔는데,
확실히 10시간 교육받고 면허까지 따니 큰 문제 없이 잘 돌아 다녔다.

 

정리

회사랑 학교랑 같이 다니다 보니,
일하다 공부하다 1년이 지나갔다.
코로나 때문에 금방 간 건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사람 종종 만나고,
확진자 적을 때는 여행 아닌 여행도 다녀와서
만족스럽게 한 해를 보낸 거 같다.

내년부터는 아마 휴학계를 내고,
회사 일에 전념할 것 같다.

당분간은 얕고 넓게 보다는,
회사에서는 음성 딥러닝 쪽을, 개인적으로는 관심 있던 논문 리뷰, 구현하며
한 토픽에 대해 깊이 있는 공부를 해볼 예정이다.

그 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딱 올해만큼만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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